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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W 실적을 위한 연구하기

by mdkorus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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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임상이 아닌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레지던트를 하지 않고 바로 펠로우를 하거나, 아니면 테네시주와 같이 한국 레지던트 수련을 인정하는 주에서 면허를 따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비자나 영주권을 얻어야 합니다. 물론 H1b 비자를 일하고자 하는 병원에서 스폰받아 미국 병원에서 일할 수 있지만 영주권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미국 내 신분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고 병원에 매칭되거나 고용될 확률도 높아집니다. 
이러한 영주권을 가장 빠르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NIW(National Interest Waiver)인데요, 말 그대로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고용주의 스폰 없이 영주권을 발급해주는 제도입니다. 의사를 위해 physician NIW라고 해서 의료취약지역에서 정해진 기간동안(5년 동안!) 의사로서 활동하면 영주권을 발급해 주기도 하지만 너무 열악한 환경에 열에 아홉은 그 지역에 적응하지 못하고 포기하신다고 합니다. 반면 일반 NIW는 이러한 제한 조건없이 영주권 취득 후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일을 하거나 거주할 수 있습니다.

영주권 발급 관리하는 USCIS(US Customs and Immigration Service)에서는 NIW 신청자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능력을 가진지 입증하기 위해 연구 실적을 제출하게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의사 선생님들의 연구 실적이라곤 보통 전문의 시험 통과를 위해 레지던트 때 써본 논문이 다인 경우가 많죠. 그리고 NIW를 위해서는 나의 논문을 인용한 논문 갯수(citation)가 중요한데(일반적으로 50개 이상의 citation이 NIW 승인에 안전한 갯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단순한 citation 숫자만이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USCIS에서는 신청자의 연구 활동 지속성도 중요하게 보는데요, 즉 현재도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아무리 50개가 넘는 citation이 있어도 최근에 출판한 논문이 없다면 이 사람은 연구 활동 지속성이 없으므로 미국에서 연구 활동을 지속할 의사가 없는 것, 즉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안전한 NIW 승인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연구실적을 쌓으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고 같이 연구할 사람도 없는 개원의 선생님들은 NIW 승인을 위한 연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요? 오늘은 NIW 승인을 위해 혼자서도 연구를 수행하는 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혼자서 수행할 수 있는 연구의 종류

NEJM이나 유수한 저널에 실린 논문의 저자 목록을 한 번 보세요. 적게는 3~4명, 많게는 100명 가까이 저자 목록에 등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리 퀴리가 혼자 연구해서 노벨상을 받은 1900년대 초와는 달리 현대 과학은 복잡하고 다른 분야와의 협력도 필요해서 혼자서 연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노벨상을 받을 것도 아니고, NIW 승인을 위한 citation 만을 채우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한다면 혼자서 연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닙니다.

종설(Review Article)

여러분이 수행할 연구가 반드시 original article일 필요는 없습니다. 혼자서 수행하는 연구에서 대단한 발견을 할 수 있는 확률은 아무래도 떨어지기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지금까지 축적된 과학적 지식을 정리하여 보여주는 연구도 과학의 발전에 의미가 있으며, 특히 다른 연구자들의 인용을 얻기에 좋습니다. 자신의 분야에 대해 특정한 주제를 정하고 지금까지 출판된 논문들을 한 번 정리해 보세요. 엄격한 방법론을 적용해야 하는 systematic review를 수행하기가 어렵다면 scoping review 정도로 가볍게 정리해도 의미있는 논문이 나올 것입니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리뷰할 것인지 고민된다면 PROSPERO(https://www.crd.york.ac.uk/prospero/)를 방문해 보세요. PROSPERO는 전세게 systematic reviewer들이 "나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리뷰를 진행할 거야!"라고 등록해 놓은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여기에 등록된 리뷰 주제를 보시고 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 리뷰할 것인지에 대한 영감을 얻으면 좋겠습니다.

Review 주제의 예:

  • Serological biomarkers for early gastric cancer diagnosis
  • The effect of body mass index on uterine fibroids
  • Herbal medicines in cancer cachexia
  • Diagnostic test accuracy of deep learning models compared to healthcare professionals in medical imaging

역학적 연구(Epidemiologic Study)

"그래도 연구는 original article이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원의들이 실제 환자 데이터를 얻을 수도 없고, 대학병원에 연결되어 어찌어찌하여 환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도 IRB를 통과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럴 땐 공공 데이터를 사용하시면 되는데요, 꽤 많은 기관에서 오픈소스로 de-identified dataset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의료분야 공공 데이터는

  • NHANES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로, 기본적인 인구학적 정보부터 식이습관 설문, laboratory test, audiometry, DEXA까지 다양한 검사 결과를 제공합니다. 수천가지의 variable이 있기 때문에 어떤 통계학적 방법으로 돌려도 의미있는 발견이 나옵니다. 가입이나 인증없이 누구나 데이터셋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국민건강영양통계:  우리나라의 국민건강영양조사도 NHANES를 벤치마킹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국민건강영양통계라는 이름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 HIRA 빅데이터 공개 포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하는 데이터로, 질병/행위별 통계 및 환자 표본 자료 등 공공 데이터를 다운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 및 통계분석을 위한 환경도 지원해줍니다.

역학적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부담스러운 점이 '통계 분석'일 것입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통계라고는 의대 시절 잠시 배운 의학 통계가 다 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 AI 시대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셋에 대해 어떤 통계 기법을 적용할 것인지(student-t test를 쓸 것인지, ANOVA를 쓸 것인지, propensity score를 쓸 것인지)에 대해서 chatGPT에게 물어보면 다 알려주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엑셀 파일을 chatGPT(또는 Claude나 Perplexity와 같은 다른 거대언어모델 기반 서비스를 사용해도 됩니다.)에 업로드하고 물어보면 어떤 통계 기법을 사용하는지 알려줄 뿐만 아니라 R 또는 Python, SAS 스크립트까지도 짜주는 시대입니다. (정확한 스크립트를 얻기 위해서는 chatGPT에게 명확한 프롬프트를 주어야 하는데, 이 프롬프트를 짜는 것은 오늘의 주제를 벗어나는 이야기이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결론

Original article의 단점으로는 내가 들인 노력에 비해 citation을 얻기가 녹록치 않다는 점입니다. 내가 혼자서 하는 연구인 이상 어떤 대단한 breakthrough discovery가 될 리 만무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NIW 승인만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신다고 하면 review article에 도전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잘 살펴보면 생각보다 체계적인 고찰이 이루어지지 않은 분야가 많은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분야에 대해 review를 하고 출판하신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도 인정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를 한다는 것은 꼭 NIW 승인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펠로우나 임상교수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에게도 연구 실적은 필수로 장착해야 하는 스펙입니다. 연구 실적은 레지던트 매칭에는 중요하지 않지만 펠로우 매칭이나 인맥을 통한 프리 매칭으로 미국 병원에 교수급으로 채용되고자 하시는 분에게는 중요하니까요. 오늘 말씀드린 팁을 통해서 빨리 많은 연구 실적을 쌓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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