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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사는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을 언제 준비하면 좋을까요?

by mdkorus 2024.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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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Debby Hudson on Unsplash

 

미국에서 의사 생활을 꿈꾸는 한국 의사 또는 의대생이신가요?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임상을 한다면 더 많은 부와 여유를 누를 수 있겠지만, 그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헌신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 여정에서의 중요한 단계 중 하나는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을 치르는 것입니다. 이 블로그 글에서는 USMLE 준비 전에 한국 의사 또는 의대생들이 알아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인 USMLE 준비 시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서는 당신이 외국 살이 경험이 없는, 일반적인 수능 1등급 한국 고등학생의 영어 실력(특징: 리딩은 잘하지만 스피킹은 못함)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언제 준비하는게 좋을까요?

당신이 어느 정도 영어에 자신이 있으시다면 미국 의대생들이 USMLE를 준비하는 트랙에 맞추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즉, 본과 1, 2학년 때 Step 1을 준비하고 졸업 전에 Step 2 CK, CS를 보는 것이지요. 특히 Step 1 점수가 나중에 레지던트 할 병원을 결정하는 match의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임을 고려할 때 기초 의학에 대한 기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본과 1학년 때 Step 1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당신이 정말 탑 병원(주립대 병원 이상)에서 레지던트를 할 생각이 있다면 한국 국시는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의대 입학 순간부터 USMLE를 준비하고 고득점으로 패스한다는 각오로 계획을 실행해야 합니다. 이정도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이미 영어 실력은 상당하시니까 그런 계획이 무모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교육을 거치고 의대에 입학 하여 한글로 된 야마(기출) 보기에도 급급한 대부분의 의대생들이 영어로 된 USMLE 학습서를 재학 중에 따로 공부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의대생에게는 의대 재학 중에는 USMLE 준비는 접고 일단 의대 졸업과 한국 의사면허 취득을 1차 목표로 잡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USMLE는 의대 졸업 후에 저공 비행으로라도 패스만 하는 것을 현실인 목표로 잡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지방 로컬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수료하더라도 펠로우는 얼마든지 좋은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루종일 공부할 수 있는 시기를 찾아라

USMLE 공부는 full-time devotion, 즉 전일을 USMLE 공부에 투자해야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전일 투자 원칙은 나중에 한국 의사가 되고 나서도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일과 중에는 환자를 보다가 밤 시간을 활용하여 USMLE를 준비하는 분들 중에 성공한 케이스는 드뭅니다. 일반적으로 Step 하나를 준비하는데 6개월 이상을 소요하지 말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밤 시간에만 공부하다 보면 진도가 늘어지기 쉽상이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USMLE 통과라는 목표에서 이탈하게 되는 거죠.

USMLE에 전일을 투자하라는 것은 하루종일 USMLE 문제를 푸는 시간도 해당되지만 자신을 영어에 하루종일 노출시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낮에 환자를 보면서 하루 10시간 정도를 한국말만 듣고 말하다가는 일반적인 영어 실력을 가진 한국인으로서는 Step 2 CS에 대한 대비가 되지 않습니다. 

USMLE 준비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그렇다면 한국 의사로서 당신이 하루종일 공부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일까요? 당신이 남자라면 USMLE를 준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는 군의관 공보의 시절입니다. 이 때는 그야말로 하루종일 USMLE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어서 Step 하나를 3~6개월 정도면 준비하여 패스할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다른 군의관이나 공보의들이 골프 채널 보고 있을 때 당신은 조용히 다른 방에서 USMLE 문제집을 풀고 CNN 방송을 들으면 됩니다. 저도 군의관 시절에 USMLE를 준비를 시작하여 3년 간의 군 복무 중에 Step 1, 2 CS, 2CK를 통과하여 ECFMG 자격증을 받았고, 미국 박사 유학 시절 방학 때 잠깐 공부하여 Step 3를 통과하였습니다(7년 룰을 만족시키기 위해). 

당신이 여자 의사더라도, 이미 전역 또는 소집해제되신 분이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Step 2 CK는 임상 지식을 묻는 시험이기에, 그리고 한국 의대에서는 영어 용어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본업을 하면서도 Step 2 CK 정도는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미 현업에 계신 선생님들에게는 일단 Step 2 CK를 먼저 준비해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모든 과를 두루두루 아는 가정의학과나 응급의학과 의사라면 더 유리합니다.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6개월 안에는 패스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준비해야 합니다.

현업을 줄이더라도 USMLE 준비에 매진하라

Step 2 CK를 통과하셨다면 이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내가 진짜로 미국에 가서 의사할 마음이 있는지, 이를 위해 현업을 중단 또는 상당 부분 줄여서 Step 1을 준비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Step 1과 Step 2 CS 준비는 풀타임 현업과 병행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휴직이 가장 최선의 선택일텐데, 아무래도 생업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것은 생계를 유지하는데 부담이 됩니다. 휴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개인 시간이 가장 잘 보장되는 일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과마다 다르겠지만 가정의학과 같은 경우에는 오전 검진센터, 시골 보건소 같은 곳이 가장 이상적인 직장이 될 것입니다. 당장은 수입이 줄어들겠지만 미국에서 의사로서 몇 달만 일하면 금세 보충되는 돈이기에 그 정도 투자는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USMLE는 한국 의사에게 쉽지 않은 시험입니다. 따라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특히 Step 1과 Step 2 CS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거의 하루종일 시간을 투자하여 3~6개월 내에 하나의 Step을 패스한다는 계획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Step 1과 Step 2 CS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